1. 영화 정보 : 여성 감독 에르귀벤을 중심으로
영화 무스탕:랄리의 여름은 1978년생 터키-프랑스의 영화감독 데니즈 감제 에르귀벤(Deniz Gamze Ergüven)의 작품으로 2016년 개봉했다. 에르귀벤 감독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프랑스로 이주하여, 프랑스에서 자라고 학교에 다녔다. 에르귀벤의 데뷔작인 무스탕:랄리의 여름은 다섯 명의 소녀들이 터키의 한 시골 마을에서 가부장적인 가족 구조와 사회적 압박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성의 자유와 독립을 주제로 다루며, 소녀들의 용기를 통해 관습적이고 폐쇄적인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을 펼친다. 소녀들의 섬세한 연기와 더불어 아름다운 튀르키예의 풍경을 영상미 넘치게 담아 큰 인상을 남긴다.
프랑스에서 이 작품이 출품된 후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 부문 후보로 올랐으며, 프랑스 국내 영화제 세자르(César)에서 최우수 장편영화데뷔상을 비롯해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담으로 에르귀벤은 이 영화가 호평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자 놀라워하였으며, 무스탕:랄리의 여름 촬영 중 임신하여 아이를 출산하기도 했다.
신부로 길러지는 소녀들은 본래 가축으로 길러졌지만, 대평원으로 나가 야생말이 된 무스탕(mustang)과 같이 자유를 향해 뛰쳐나갈 것이다.
2. 줄거리 : 아름다운 다섯 소녀들의 이야기
말괄량이 다섯 자매는 튀르키예의 북쪽 바다 연안의 시골 이네볼루에 살고 있다. 어느 여름날 막내 랄리와 네 명의 언니들은 첫째 언니 소냐의 남자친구와 함께 바닷가에서 물장구를 치며 목마를 타고 논다. 이 잠깐의 즐거운 놀이로 모든 것이 변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옆 집 페텍 아줌마가 이 광경을 보고 할머니에게 이르자, 할머니는 길길이 화를 내며 첫째 소냐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 처녀 검사를 한다. 적은 인구수의 시골 마을에서는 누가 무엇을 하는지 금방 소문이 났다.
이 소식을 들은 삼촌 에롤은 집 주변으로 철장을 두르고 바깥 세계와 통하는 모든 것을 끊는다. 자매들은 서로가 있었기에 괜찮았다. 우연히 본 TV 속 여성 관중만 입장이 가능한 트라브존스포르의 축구경기를 보게 되고, 여기에 참여하기 위해 자매들은 탈출작전을 펼친다. 경기장으로 가는 차를 놓치고 만 자매들은 뒤따라오던 트럭 기사에게 막무가내로 조르고, 트럭 기사는 마지못해 버스까지 자매들을 태워준다. 광란의 밤을 보내는 자매들의 모습은 TV 중계로 송출되고, 이를 본 동네 사람들과 할머니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유로운 손녀들을 감당하기 힘든 할머니는 아이들을 빨리 결혼시키기로 한다.
상황에 순응하는 듯 보이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언니들의 모습, 어느새 랄리의 곁에는 넷째 언니 누르만 남았다. 랄리는 누르 언니와 함께 멀리 떨어진 이스탄불을 향한 모험을 한다. 랄리는 이 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3. 해석 : 성적 억압은 정말 아이들을 보호할까?
튀르키예(터키)는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문화와 관습적인 가족 구조를 가졌다. 이런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가족의 명예와 여성의 정결, 순결을 중시하며 여성들의 성적 활동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억압은 아이들의 독립성을 제한하는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첫째로 아이들은 자유로운 성장과 탐구의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성적 관습에 얽매이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욕망과 호기심을 억누르고, 성적인 주제에 대해 탐구하거나 질문 조차 할 수 없다. 이로 인해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경험을 놓칠 수 있다. 둘째로, 이러한 성적 억압은 아이들의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적인 주제에 대한 긍정적인 대화와 올바른 정보가 부족한 경우 소녀들은 성에 대한 올바른 감정과 방법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자아 형성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아 존중감을 훼손할 수 있다.
문화적, 종교적 가치관으로 성적 억압은 보호의 목적으로 주장 될 수는 있지만,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억압은 여성으로서 아이들의 개인적인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신의 몸과 성적 정체성에 대해 자유롭게 탐구하고 이해할 권리가 있으며, 이것을 억압하는 것은 전통과 보호라는 명목으로 주장하기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집을 철창으로 막아도, 순결교육을 하여도 이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아이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성인들의 시야 밖에서 위험한 방법으로 관계를 맺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며, 무의미한 차단은 아이들이 성 접촉이 어떤 의미와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게 만들어 더욱 위험에 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자매들 중 하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다던 삼촌 에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여성이 성적으로 무지할 것과 순결할 것을 요구하는 가부장적 문화는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문화와 공존하여, 성적 폭력에도 항의하기 어려운 위치로 만든 것이다.
결혼을 강제당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없는 영화 속 소녀들이 교육과 인식의 확대, 법적인 보호와 제재 및 성에 대한 긍정적인 문화 조성으로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자라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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