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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식구(食口)다, 영화 <고령화 가족> 속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가?

by Dora the explorer 2024.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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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Boomerang Family,2013) 스틸컷

 

콩가루 집안의 웃지 못할 이야기

영화 <고령화 가족>은 <파이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을 연출한 송해성 감독의 2013년 개봉작이다. 천명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읽고 우리 시대의 가족 이야기를 영화화 한 작품이다. 윤여정을 비롯한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진지희 배우들이 출연하여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코믹하면서도 가족 간의 끈끈한 정을 그렸다.

 

바람난 아내와 이혼 소송중이며 망한 영화감독이자 현재 백수 인모(박해일 분)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한다. 담배 살 돈도 없어 재떨이에서 주운 담배를 피우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하는 찰나 엄마(윤여정 분)에게서 전화가 온다. 닭죽을 끓였으니 먹고 가라는 엄마의 전화에 인모는 엄마의 집으로 가서 닭죽을 먹는다. 그때 등장하는 전직 건달이자 또 한 명의 현직 백수 한모(윤제문 분)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막내딸 미연(공효진 분)은 남편과 다투고 미연의 딸 민경(진지희 분)과 함께 엄마의 집으로 온다.

다 커버린 남매들은 서로를 깎아내리며 티격태격 하다가도 미연의 새 남자친구와 엄마를 모시고 간 바다 나들이에서 조개구이를 먹으며 술을 마시다가, 옆 테이블 남자들과 시비가 붙어 괴롭힘을 당하는 여동생을 보자 두 형제는 용납하지 못하고 서로 돕는 모습을 보인다. 다시 엄마 품으로 돌아온 오합지졸 철없는 남매들의 모습과 가족에 얽힌 비밀들이 밝혀진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과거 가족이란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원형 가족이 일반적이었다. 아버지는 주로 가정을 이끌고 경제적인 책임을 지며, 어머니는 자녀 양육과 가정의 일을 담당했다. 현대에는 단순히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의 형태뿐 아니라 동성 부부, 동거 커플, 재혼 가정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등장했다. 또한 가족 구성원들 간의 역할이 유연해져, 부모 양쪽이 경제적인 책임을 나누거나 아버지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가족 구성원들 간의 역할이 다양회 되고 있다. 또한 그 의미가 확장되어 친척, 친구, 동료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의 변화와 함께 보다 넓게 인정되고 있으며 정서적인 지지를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 또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집에서 함께 밥을 먹으면 그게 식구(食口)고 가족이지!

<고령화 가족>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식사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닭죽, 피자, 조개구이를 비롯해 된장찌개를 다 함께 숟가락으로 퍼먹으며 엄마는 삼겹살을 굽니다. 식구(食口)의 뜻은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을 뜻한다. 알고보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도 있는 콩가루 가족이지만 한 밥상에서 오순도순 밥을 먹는 단순하고도 원초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식사를 하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며, 가족은 인생에서 중요한 존재 중 하나이다.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식사를 하는 것 이상으로 소통과 공유의 시간이기도 하다. 식사 중 일상적인 대화를 비롯해 서로의 소식을 나누고, 위로와 격려를 해주기도 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가족과 다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 현저히 부족하다. 가족 구성원 모두 각자의 스케줄과 업무로 인해서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렵고 특히 자녀들이 모두 성인이 되고 나면 명절이나 가족 모임이나 되어 따로 시간을 내어야만 함께 식사할 수 있는 현실이다. 송해성 감독은 '함께 밥을 먹는다'는 원초적인 가족의 모습을 통해 끈끈한 정이 담긴 소소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 것 같다.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로 다소 가벼운 영화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많은 것이 달라진 우리 시대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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