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세상에 나온 영화 박화영
영화 박화영은 2018년 개봉한 청소년 관람불가의 영화이다. 주인공 박화영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들의 드라마, 성장, 범죄 등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거칠게 표현했다. 1979년생의 영화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영화감독 이환의 장편영화 데뷔 작품으로, <박화영>의 연출은 물론 각본까지 맡았다. 이 작품은 2017년 촬영과 제작이 완성되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을 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영화관들이 극장에서의 개봉을 거부해 1년 가까이 떠돌이 필름 신세를 지다 겨우 개봉했다. 개봉 당시에는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으나 넷플릭스와 왓챠 등 여러 OTT서비스에서 공개되면서 비행 청소년들의 리얼한 모습을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내 화제가 된 작품 중 하나이다.
다양한 10대(Teenagers) 등장인물과 불쾌한 민낯
박화영은 여느 고등학생들과 같이 가족들과 함께 살지 않는다. 허름한 주택에 혼자 나와 살고 있다. 유일한 가족 엄마가 있으나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인물이다. 화영의 집에는 매일 친구 아닌 친구들이 담배를 피우거나 라면을 먹으러 온다. 친구들은 이상하게도 동갑인 화영을 '엄마'라고 부른다. 그리고 화영 또한 엄마라고 부르기를 강요하며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은미정은 강북 출신의 연예인 지망생으로 예쁜 얼굴이지만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은근히 무시를 받는 캐릭터이다. 화영을 엄마라고 부르며 잘 따르고 살갑게 대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영악하게 화영을 이용하는 인물이다. 돈이 필요할 때, 곤란한 일을 뒤집어 씌워야 할 때를 가리지 않고 화영을 철저하게 뽑아먹는다. 영재의 여자친구이기도 하며, 영재의 여자친구라는 이유로 그들의 집단에서 서열이 높은 편이다.
강영재는 폭력적이고 난폭한 성격을 가진 인물로 가출 청소년 무리의 우두머리이다. 미정의 남자친구이기도하다. 모두에게 그렇듯 미정에게도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이런 남자친구에게 미정은 애정이 전혀 없지만 자신의 서열이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관계를 유지한다. 영재는 특히 박화영을 탐탁지 않아 한다. 웬만한 사람은 버티기 힘들 것 같은 온갖 폭언과 폭력을 모두 동원해 화영을 괴롭힌다.
이 영화에서 아이들은 불법적인 일을 하여 생계를 유지한다. 주로 조건만남을 통해 여자 아이들이 상대 남자를 모텔로 유인하면, 영재와 남자 아이들이 등장해 조건만남 상대를 동영상을 찍으며 협박하고 돈을 갈취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더 큰 범죄로 발전하기도 한다.
사회의 탓만 하지 않았던 영화
영화 속에서 난무하는 청소년들의 흡연과 욕설, 폭력들은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어딘가에는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나를 어딘 지 모르게 답답하고 불쾌하게 만들었다. 보기 싫은 것이라도 봐야만 할 때가 있다.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고 다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야'라고 넘어가기에는 짚고 해결해야 할 개인적 혹은 사회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의 범죄에 대한 의식이 낮아지면서, 청소년들에게 범죄의 위험성과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 교육 하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윤리적인 가치관과 도덕적인 판단력을 갖출 수 있도록 사회나 학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화영과 같은 사회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는 청소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이해하고 성숙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잘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행위의 결과와 그에 따른 책임을 반드시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더 큰 범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화영은 언제나 욕설과 과장된 표현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 선생님, 경찰, 어머니와 같은 어른들에게는 반항심이 가득하며 칼을 들고라도 대들지만 친구(미정)의 부탁은 어떤 것이든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준다. 집단 린치를 당하면서도 웃음으로 무마하며 무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친다. 영화에서 화영을 비롯한 문제 청소년들의 행동은 사회 탓으로만 비추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개개인의 문제적 행동으로 비추어 오히려 더욱 불편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감정을 자아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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